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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TALK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서평 - 장뤽 낭시의 아이들을 위한 강의




프랑스 철학자 장-뤽 낭시의 책입니다.

1940년 생으로 현대 철학의 길을 걷고 있으며 2018년인 지금은 79세쯤 되었겠네요.

프랑스의 보로도라는 시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기독교 신학과 헤겔 신학에 관심을 가졌지만 하이데거를 연구한 이후 데리다, 들뢰즈 등과 어울리면서 문확과 예술 등 폭 넓은 사유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무위의 공동체>는 주요 저서에 꼽힙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책인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은 프랑스에 위치한 몽트뢰유 연극센터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강연을 기록한 것입니다.

2009년도에 강의를 했으므로 70세쯤이었을텐데 강연의 대상이 놀랍게도 6~12세의 어린 친구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상식적으로 볼 때 70세의 할아버지가 유치원,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강의를 한다는 것은 상상이 잘 안 됩니다.

오히려 할아버지 특유의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은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강의 하는 낭시를 보고 역시 철학자이고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 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던만큼 쉽고 친절하게 쓰여졌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눈높이를 최대한 맞추었고 적절한 유머를 통해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으며 이해가 쉬울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렇다고 사유의 깊이가 낮은 것이 아니며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이란 것 자체가 '수 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했던 주제'이기 때문이죠.

이것에 대한 질문과 토론은 어른들이 더욱 많이 했을 것이며 지금까지도 객관적인 답을 내리기란 조심스럽습니다.


그러하기에 어른들이 읽을 때 더욱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고 여깁니다.

또한 최대한 쉽게 썼다고는 하지만 주제가 주제인만큼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리송 하기도하며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를 때가 이따금 있습니다.

그리고 번역이기 때문에 한 번더 헷갈리 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사유의 깊이가 그렇게 얕지 않은만큼 충분히 시간을 내어 읽기를 권합니다.

이 책은 낭시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입문서라고 봐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게된 이유는 <무위의 공동체>라는 책을 찾다가 우연찮게 걸려서입니다.

도서관에서 낭시의 책을 찾는 중간에 이 책이 꽂혀 있었죠.

'신'은 앞으로 끊임없이 공부해 나가야 할 주제인데 철학자는 과연 어떤 시선으로 보았을까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사랑, 아름다움, 정의 또한 우리가 평생에 함께 가는 주제들입니다.

그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봐야 주관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아무 생각없이 함께 살아가기엔 나의 삶을 장악하는 너무나 큰 영역들입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린만큼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이라는 네 가지 주제롤 나누어져 있습니다.

아 중요한 것이 있는데 강의록이 끝난 후에는 QnA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직접 질문을 받아 낭시가 답변을 하는 방식인 거죠.


이점이 이 책의 특징이면서 중요하고도 멋이 있다고 봅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작가에게 질문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묵묵부답... 답을 들을 수는 없죠.

스스로 찾아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의 질문이 정말 날카롭고 독특하지 않은 이상 비슷비슷한 질문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 각자가 다른 것 같지만 서로 비슷한 문제를 안고 간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아무튼 아이들이 하는 질문이 어른들도 할 법한 것들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맞아! 나도 이 점이 궁금했는데!"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종종 있을 것입니다.

친절하게 답변까지 해주니 읽는 데 더욱 즐겁습니다.





사실 낭시의 사상을 이 블로그에 그대로 담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의 내공이 부족한 것을 탓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석을 하는 것 또한 말이죠.

아직 저의 최선의 방법은 밑줄을 긋고, 발췌를 하며 메모를 하는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블로그 글을 쓰는 것 또한 어느정도 부끄러움을 감수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책은 되새김질을 한다는 생각으로 곱씹어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피드는 망각이고 되새김질은 기억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기억하고 그것을 체화 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빠르게 완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내 세포가 흡수한다는 느낌으로 읽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저 또한 앞으로 몇 번이고 더 읽어 보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카페에서, 도서관에서 집중도를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곳에서 읽어야 뇌리에 박힐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고해서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니, 그만큼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안 해봤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이 책을 통해서 깊이 사유하고 나만의 정의를 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